Inuit Blogged
프로젝트가 서쪽으로 간 까닭은 본문
혹시 이런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 보셨나요?
-우선순위가 계속 변한다.
-어제까지 모든 결과물이 나왔어야 한다.
-시간이 언제나 부족하다.
-모든 프로젝트가 긴급하다.
-모두가 언제나 미친듯이 바쁘다.
Tom DeMarco &
(Title) Adrenaline junkies and template zombies
From adrenaline junkies to template zombies
앞의 사례를 책에서는 이를 아드레날린 중독증이라고 부릅니다. 이런 조직에는 필사적 급박함을 효율적 생산성이라고 여긴다고 합니다. 대개 병목을 일으키는 요인이 있고 슈퍼 히어로가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 반대 경우는 뭘까요. 상황이나 내용에 관계 없이, 주어진 템플릿을 고수하고 집착하는 사람들이지요. 관료같이 기계처럼 움직입니다. 책에서는 템플릿 좀비(Template Zombie)라고 부릅니다.
아드레날린 중독자와 템플릿 좀비는 그 활력이 다를 뿐 본질은 같습니다. 프로젝트 관점에서 일이 효과적이지 않고, 효율적이지도 않은 대표적 사례이지요.
84 patterns in 'and'
책의 원제인 아드레날린 좀비는 86가지 패턴 중 첫 챕터이고 템플릿 좀비는 마지막 유형입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는 또 다른 재미난 84개의 프로젝트 패턴들이 빼곡히 채우고 있습니다. 책의 원제는 그렇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 PERT와 Gantt에 푹 빠진 관리자, 또는 팀원을 지나치게 보살펴 자립을 못하게 하는 관리자
- 프로젝트에 심대한 문제가 생겨 생선 썩는 냄새가 나도 모른체 하는 조직
- 원인은 내버려두고 증상만 치료한다고 바쁜 프로젝트 팀
- 지금까지 지연된 일정은 모두 불가항력적인 일로 설명가능하고, 이제부터는 확실히 일정 준수가 가능하다 믿는 PM
- 이용하는 수준을 넘어서, 도구나 방법론에 아예 영혼을 팔아버린 전문가들
- 일정이 모자라면 당장 아웃소싱으로 해결가능하다고 믿는 관리자들
- 프로젝트 초반부터 야근해야 하는 팀
열거하자면 끊임없습니다. 옆에 딱 그대로 있지는 않더라도, 살면서 여기저기 많이 보던 패턴들 아닙니까?
Product reflects project, project reflects project team organization
결국 이책의 미덕은 이 부분입니다. 산출물은 프로젝트를 반영하고, 프로젝트는 조직을 반영합니다. 프로젝트 전문가들이-농담처럼 자신들의 경력 총합이 150년이라는- 진단한 프로젝트의 고질적 패턴들은 매우 구체적이므로 까칠하게 현실적입니다. 그리고, 단순한 프로젝트 난맥상으로 치부하지 않고, 조직의 문제와 체계의 차원에서 읽어냅니다.
이 책이 HR officer인 제 눈을 끌었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 책의 진단은 비단 개발 프로젝트만에 국한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지식사회의 대부분 회사가 해당합니다. 시간 관점을 강하게 갖고 복잡다단한 일련의 업무를 처리해야하는 모든 팀에 적용되는 문제입니다. 책에서 지적하는 문제는 IT 기술보다는 사람 사이의 일, 정치와 권력의 문제, 정보의 비대칭과 리더십의 문제를 두루 포괄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매년말, 함께 일하는 직원들에게 알맞는 책을 한권씩 선물하는 전통이 있습니다. 우리 HR 매니저에게는 주저없이 이 책을 골라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