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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Blogged
시뇨리아 광장까진 계획대로 멋졌는데, 그 다음은 여행객의 법칙이 슬슬 작용합니다. 계획대로 되는 일이란 없다는 여행객의 법칙 말입니다. 시뇨리아 광장 근처에 값싸고 구미 당기는 음식점을 몇개 봐 두었는데 죄다 휴장입니다. 아마 피렌체 최대의 관중 동원력을 지닌 우피치 미술관의 휴관일이라서 그런가 봅니다. 배는 고프지, 당장 갈데는 없지, 식구들은 피로한데다 실망감이 가득하지, 참 답답하더군요. 일단 진경으로 허기를 달래려 베키오 다리로 향합니다. 아르노 강을 가로지르는 베키오 다리는 명불허전입니다. 베네치아의 리알토 다리와 유사하게 다리 위에 건물이 들어선 모습이 흥미롭습니다. 다리를 한참 보다가, 고픈 배보다도 결국 화장실이 급해져 드디어 식사를 합니다. 주린 만큼 맛도 깊습니다. 이어져 피티 저택을 ..
산 마르코 종탑에서 충분히 즐거웠고, 이 후 일정에 피렌체와 로마의 미술관에 들릴 계획이 있는지라 두칼레 궁전 투어는 생략했습니다. 그러니까 시간이 여유롭습니다. 일단 찜해 두었던 트라토리아에서 식사를 했습니다. 일정이 넉넉하니 미리 생각해 두었던 옵션을 떠올립니다. 하나는 베니스 비엔날레를 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부라노 섬에 가보는 것입니다. 비엔날레가 유명하긴 하지만 그다지 땡기지가 않아 부라노 섬 구경을 결정했습니다. 마침 부라노 방면으로 출발하는 배가 들어오기에, 부랴부랴 수상버스 12시간 이용권을 사서 배에 올라 탔습니다. 타고 보니 참 잘한 결정입니다. 일단 배에서 섬을 보는 광경이 기가 막힙니다. 그리고 솔솔 부는 바닷바람에 더위도 식힐 수 있습니다. 게다가, 아침부터 많이 걸은 탓에 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