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프로젝트 (13)
Inuit Blogged
한달 반 가량 열과 성을 다했던 프로젝트가 어제 마감이 되었습니다. 내일 몇가지만 처리를 하면 기억할만한 또 하나의 매듭을 짓게 되는 것입니다. 꽤 굵직한 딜이었는데, 보안 유지가 필요한 탓에 CEO 직통 채널만 열어놓고, 혼자 이것저것을 다 하느라고 무척 힘이 들었었지요. 막판으로 갈수록 복잡해지게 마련이니, 저번주쯤에는 이러다 쓰러지겠다 싶었는데 정신력으로 버텨야 했습니다. 정말 오가다 교통사고라도 나면 안되는 상황이었으니까 긴장이 심했습니다. 재무학에서 협상론까지 제가 아는 모든 지식과 지혜를 녹였기에 다시 또해도 이보다 더 잘하긴 어렵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만족스러운 프로젝트였습니다. 모두가 좋은 결과를 얻게 만들었으니까요. 몰입의 깊이와 폭, 그리고 지속성을 보면 마치 20년전 입시준비를 하던 ..
93년의 이야기입니다. 국내선 항공기가 목포 부근에서 추락을 했었지요. 자원봉사활동이 열성적이었던 것으로도 유명한데, 국내 항공사고로선 아주 많은 사망자가 났었던 가슴아픈 일입니다. 당시 블랙박스에 녹음된 조종사의 마지막 말이, '오 맙..'이었습니다. '오 맙소사'를 다 못한게지요. 그때 친구들에게 했던 말이, '오 맙'이 아니고 '아 x' 아닐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남자들 어투를 고려하면 그 상황에서 '아 x됐다' 이렇게 말하는게 보통이니까요. -_- 망자를 욕되게 하려는게 아니라, 언론의 필터링에 관한 담소였습니다. 그땐 혈기왕성한 20대 중반이었다구요. 한가지 상황이 생겼습니다. 하반기 운영전략에 대해 보고를 하려 사장님 출장기간에 맞춰서 저번 주부터 쎄게 달렸는데 갑자기 일정을 바꾸셔서 오늘 귀..
제가 최근 바빴던 세가지 이유중 하나가 조직문화진단 사내 컨설팅 프로젝트였습니다. 원래 HR은 제 주력이 아닌데, 회사에 오니 작년에 이어 올해도 또 하게 되네요. 이번엔 중요성이 많았던 것이, 회사 조직이 급속히 비대해지면서 조직 문화 측면에서 위기의 징후가 보였었습니다. 제가 맡은 임무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문제의 근원을 파악해 해결책을 마련하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굵직한 일 두가지는 진행중이지, 조직문화라는 것이 어찌보면 민감한 사안이라 드러내놓고 일하지도 못하지 무척 고생스러운 작업이었습니다. 설문같은 tool도 못쓰고 (담배나 한대 피죠, 커피나 한잔 하죠 류의) 개별 인터뷰를 통해 가설을 검증해나가는 과정은 더디고 초조하고 심리적 압박이 심하기도 했습니다. 특별 지시를 하신 사장님은 프로젝 결..
GK 프로젝의 발표는 2% 부족한 성공이었지요. 오전 세션은 참 열띤 반응이었는데, 오전에 무리한 탓인지 목도 약간 잠기고 기력도 쇠하고 -_- 게다가 밥먹고 바로 시작한 탓에 졸음과 싸우는 몇몇을 보며 신도 덜나는 관계로 약간 함량 미달의 프리젠테이션이었습니다. 아무튼 직원들도 새로운 관점을 갖게 되어 의미있는 시간이었고 무탈하게 끝나서 다행입니다. * * * 저녁무렵 잠깐 쉬려고 하는데 사장님이 부르시더군요. IPO 관련해서 너무 수고 많았다고.. 그리고 IPO 끝나면 이제 본격적으로 제 본업인 신규사업을 고민해 보라고... -_- 좀 더 크게 멀리 보고 그림을 그려보라고.. 뒷일은 걱정말고 판단껏하라고.. 격려 반 프레셔 반이더군요. -_- 또 다른 류의 창작의 고통을 겪는 세월이 눈앞에 펼쳐질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