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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Blogged
지금까지 13회에 걸쳐 인도에 관한 짧은 경험과 긴 느낌을 적었습니다. 고작 1주일 머문 후, 어찌 감히 인도를 안다고 이야기하겠습니까만, 최소한 피상 보다는 속을 들여다 보려 많은 노력을 했었습니다. 미리 읽고, 두루 보고, 많이 듣고, 상대가 질려할 정도로 물었습니다. 제 블로그를 지속적으로 구독하시는 분들께는 짜증날 수 있을만큼, 한 주제를 길게 가져 갔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제게는 깊은 인상이었고, 삶을 기록하는 블로그의 목적상 강렬한 느낌과 자잘한 세부 사항을 남겨 놓고 싶었습니다. 지금까지 여러 각도로 인도에 대해 포스팅을 했지만, 인도를 특징적으로 말하자면, 'India is hot!'입니다. 우선 날씨가 뜨겁고, 음식이 매우며 경제가 후끈 달아올라 있기 때문입니다. 몇년전에는 떠..
5월말 뭄바이의 날씨는 매우 덥고 또 습합니다. 그러다보니, 에어컨이 잘 틀어져 있던 비행기나 자동차에서 내리면 안경에 김이 서려 앞뒤 분간이 안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낮에 한 10분만 길을 걸으면 온몸이 땀에 젖습니다. 우리가 볼때 신기한 점은, 6월초순부터 뭄바이에 우기(monsoon)가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5월말인데도 벌써 바다가 몹시 거칠어져 있습니다. 애초 관광목적지였던 코끼리 섬만해도도 현지 사람들이 배를 아주 잘타면 가지 말라는 권유도 있고, 혹시 배로 돌아오지 못하면 매우 난처한 경우가 생기기 때문에 가지 않았습니다. 그 것보다도 바닷속 무덤으로 유명한 Haji Ali의 모스크에도 진입통제를 해서 멀리서만 안타깝게 바라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우기가 되면 수십만명의 어부들이 ..
뭄바이의 부촌 지역인 꼴라바에 가면 전통적으로 여왕의 목걸이(Queen's neckless)라고 불리우는 만이 있습니다. 이 만은 아주 큰 Ω 모양으로 생겼는데 바다를 따라 아름다운 해안도로가 둘러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 해안도로에 띄엄띄엄 가로등이 서 있는데 이 것을 켜고 밤에 보면 거대한 목걸이 같다고 해서 여왕의 목걸이라는 애칭이 붙게 된 것이랍니다. 하지만, 지금은 여왕은 무슨 여왕이냐 자존심 상한다고 해서 marine drive로 개칭이 되었습니다. 식민 잔재를 없애는 것에는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이니, 고전적 낭만이 사라져 버린 아쉬움 따위는 지나는 과객이 왈가왈부할 것이 아니겠지요.
볼리우드(Bollywood)란 말을 들어보셨는지요? 볼리우드는 봄베이와 헐리우드의 합성어이지만, 우리나라의 한류우드와 같이 자국내에서만 쓰는 말이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꽤 알려진 단어입니다. 볼리우드의 연간 제작편수는 연간 1000편이 넘어 헐리우드의 세배에 달한다고 합니다. 사실, 저는 인도의 영화에 대해 편견이 있었습니다. 뮤지컬도 아닌 멀쩡한 영화중간에 갑자기 주인공이 노래를 하고 반.드.시. 집단 군무를 추는 것이 꽤나 유치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우리나라 네티즌들에게 잘 알려진 '뚫훅송'만 해도 엽기송의 범주로까지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으니 그런 사람이 저말고도 많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볼리우드 영화, 볼리우드 음악, 볼리우드 공연을 두루 접하고 나니 그런 편견이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아..
인도의 인당 GDP는 $650 정도 됩니다. 구매력(PPP) 기준으로 보아도 $3400 정도 되니까 매우 가난하지요. 하지만 인도의 인구가 11억이니 그중에 부자는 엄청나게 부자라고 보면 됩니다. 인도의 부자 이야기를 하면서 타타 (Tata) 회장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타타는 민족 자본가입니다. 영국 식민지 시절 영국 사람들의 비아냥 속에서도 인도사람도 비즈니스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이겠다는 일념으로 인도의 기간 산업을 일군 양반입니다. 철강산업을 비롯해서 다양한 산업을 개척했고 그 경영정신이 매우 청렴하고 민주적이어서 인도에서 타타 이야기를 하면 다들 two thumbs up입니다. 인도 방송을 보다보면 타타 자동차를 비롯하여 치약, 음식까지 손에 미치지 않는 산업이 뭐가 있을까 궁금할 정도로 다각화되..
뭄바이의 유명한 관광명소로 누구나 꼽는 곳이 코끼리 섬과 인도관문(Gate of India)입니다. 코끼리 섬은 석굴 사원으로 인도관문에서 배를 타고 한시간 가량 가야 하는데, 시간도 많지 않고 바다가 좋지 않아 관람을 포기했습니다. 뭄바이가 초기에 번성하게 된 것이 바로 유럽의 동방항로의 길목이기 때문이지요. 대항해시대라는 게임을 해본 분은 알겠지만 유럽에서 지중해를 나와 아프리카의 험한 바다를 통해 희망봉을 돌아 다시 마다가스카르 섬 사이를 지나 아라비아해를 건너면 바로 인도의 뭄바이 쪽에 닿습니다. 그래서 전략적 중요성이 컸으므로 포르투갈이 점령했다가, 결혼 혼수리스트 한귀퉁이에 끼어 영국에 넘겨졌습니다. 뭄바이의 본격적인 성장은 영국이 동인도주식회사를 설립한 이후였습니다. 아무튼 이러한 브리튼 제..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 편이라서, 첫날의 칵테일 파티 때 이것저것 서빙해오는 것을 죄다 맛을 보았지요. 그런데 그 중 향이 매우 강한 양고기를 먹고 갑자기 구토가 목까지 밀려오는데 아주 곤혹스러웠습니다. 다행히 와인을 가득 들고 가는 웨이터가 있어 한잔 집고 통째로 꿀꺽 삼켜버렸습니다. 다행히 큰 실수는 막았지만 그 후로 입에서 계속 냄새가 나는 것 같아 와인과 맥주를 조금 더 먹는 선에서 식사를 마무리했지요. 그 뒤로 며칠간은 식사때에 허기만 면하는 정도가 되어버렸습니다. 입에 맞는 음식을 찾기 힘들어서 그랬던 것이지요. 그런데 며칠 지나고 나니 음식도 눈과 입에 익고 제법 맛있게 먹기 시작했습니다. 막판 무렵에는 요리사에게 '내가 인도까지 왔는데 도대체 매운 커리가 없으니 웬일이냐. 매운 것..
더러운 것을 병적으로 싫어하는 힌두교에서는 빨래만 전문적으로 하는 도비(Dhobi)라는 카스트를 두고 있습니다. 어찌보면 스펠은 다르지만 영국의 롤링 여사는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 노예 집요정 도비(Dobby)라는 이름을 여기에서 따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러한 도비들은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빨래를 걷어 세탁을 한후 다시 배달하는 것만을 합니다. 그리고 이 도비들의 집단 작업장이 바로 Dhobi Ghat입니다. 인도 가기 전에 읽어본 여행책에서 도비 가트에 직접 내려가 사진찍다가는 봉변을 당할 수 있다고 해서 책에서 알려준대로 철길위에서만 사진을 몇장 찍었습니다. 날씨가 더워서인지, 세탁기를 직접 쓰는 사람이 많아져서인지 소문처럼 동시에 1000개의 빨래터가 돌아가는 모습은 볼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위..
힌두와 이슬람 말고도 인도에는 다양한 종교가 있습니다. 시크(Sikhs)교는 구루 나나크가 힌두교에 염증을 느껴 창시한 종교라지요. 카스트가 없는 것이 특징이지만 힌두교의 유사종교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카스트가 드러나는 성(姓)을 쓰지 않고 남자는 Singh (사자라는 뜻), 여자는 Kaur (암사자, 공주 라는 뜻)를 일률적으로 씁니다. 따라서 시크교도는 성만 보아도 알아 볼 수가 있습니다. 시크교도는 머리를 자르지 못하기 때문에 터번을 두르고 다닙니다. 그래서 한눈에 알아 보기가 쉽지요. 게다가 미혼 남자는 터번에 우리나라 상투같은 꼬투리가 달려있어 혼인여부까지 알 수 있습니다. 시크교도는 힌두의 금기에서 벗어나 있어 육식을 하며, 시크교의 성립과정에서 아침저녁 예배를 제외하고는 무술 훈련을 받아 체..
인도인의 절대 다수가 믿는 종교는 단연 힌두교입니다. 약 80%가 힌두교도라고 보면 됩니다. 그리고 무굴제국 이후 생긴 이슬람 교도가 꽤나 많아졌으나 힌두교도와의 내전으로 상당수는 파키스탄으로 독립하여 나갔고, 현재는 10%를 좀 넘는 수준의 이슬람 교도가 있습니다. 그외에 소수의 불교, 시크교, 기독교, 자인교, 조로아스터교 등의 신자가 2~3%씩 있습니다. 힌두교는 다양한 신을 모시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도 종종 이름을 알리는 Brahma, Vishunu, Shiva, Ganesh 등이 유명한 신에 속하지요. 알려진대로 쇠고기를 먹지 않고 소를 신으로 여깁니다. 여기에는 고대 농경사회의 귀중한 노동력인 소를 보호하려는 목적이 있다는 설이 있습니다. 아무튼 인도에서 쇠고기를 보기는 매우 힘든 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