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uit Blogged
히든 포텐셜 본문
1️⃣ 한줄 평
스토리가 있는 논문 큐레이션. 그러나 부분 최적화로는 끝내 달성하지 못한 전역 최적화된 저술.
♓ Inuit Points ★★★★☆
개인의 성장을 다루는 수많은 책이 있는데 굳이 또 나왔습니다. 애덤 그랜트가 아니면 이 식상한 제목은 쳐다도 안봤을겁니다. 역시 그랜트답게 잘 썼습니다. 품성기량을 중심으로 어떻게 내면의 성장을 이룰지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재미나게 읽고나면 뭘 해야할지 다소 막막한 감이 있습니다. 그게 대중적 히트에 몰빵한 책의 장점이자 한계일 수 있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별 넷 주었습니다.
❤️ To whom it matters
- 성장하고 싶은 사람
- 코칭을 잘 하고 싶은 팀 리더
- 정책 입안을 하거나 조직을 설계해야 하는 사람
🎢 Stories Related
- Why로 유명한 사이먼 시넥이 질투한걸로 유명한 애덤 그랜트입니다
- 그랜트 글 몇편 읽었음에도, 제겐 그냥 흔한 글 예쁘게 잘쓰는 작가였습니다
- 그러나 시넥이 인피니트 게임에서 실명 질투한 이후론 그랜트를 눈여겨보게 됩니다.
- 번역이 최근 본 중 가장 수려했습니다. (홍지수)
- 통상 번역이 틀리거나 애매모호하게 적어두어 원문 확인차 원서를 곁에 두고 읽습니다.
- 그러나 이 책은 원문이 상상이 가면서도 어찌 이리 잘 번역 했을까 궁금해서 원서를 찾아볼 정도였습니다.
Hidden Potential: The science of achieving greater things
Adam Grant, 2023
🗨️ 좀 더 자세한 이야기
책의 앞머리엔 품성기량(character skills)이야기가 먼저 나옵니다. 주도력, 친화력, 자제력, 결의(Proactive, prosocial, desciplined, determined) 같은 품성 기량이 생애 초기에 얼마나 길러지느냐에 따라 이후 연봉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밝힌 테네시 실험을 소개합니다. 품성 기량이 개인의 숨은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인자일 뿐더러 후천적으로 개발이 가능하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따라서 책은 품성 기량을 어떻게 키울지 말합니다.
첫째는 개인의 노력입니다.
- 불편한 감정을 추구하라: 실수 개수가 진척이다
- 스폰지처럼 흡수하라: 피드백보단 조언을 구하라
- 완벽주의와 결별하라: 기본만 하면(minimum lovable 이면) 충분하고, 그래 버릇해야 한다
둘째는 보조장치인 비계(scaffold)입니다.
- 의도적 놀이(deliberate play): 게임화(gamification)도 아니고 10만시간 법칙의 의도적 연습(deliberate practice)도 아닌 중간 지점이 효과 있음을 이야기합니다
- 둘러가는 경로를 받아들여라(roundabout path): 지도를 구하지 말고 나침반을 구하라
- 팀을 이뤄 시작하라(bootstrapping)
여기까지가 책의 핵심 컨텐츠입니다.
의미도 충분하고 연구적 논거도 훌륭합니다. 문장은 흡인력있어 잘 읽힙니다. 문제는 지나친 대중주의적 글쓰기 같아요. 각 장 내용에 부합하는 한 인물을 세워 그의 이야기를 슬라이스하고 사이사이 연구논문을 끼워넣는 방식, 전형적으로 요즘 유행하는 스타일입니다. 공들여 쓴 티가 날 정도로 흥미롭고 케이스의 함량도 풍부합니다. 하지만, 길들여지기 힘든 내용들을 키메라처럼 모자이크하다보니 컨텐츠에 저자가 끌려가는 느낌입니다.
무슨 말이냐면, 스토리와 논문 중심 강박에서 벗어나면 다소 주관적일지라도 강렬한 한가지 메시지를 챕터마다 줄 수 있을텐데, 드라마보듯 즐겁게 보고나면 남는 교훈이 없습니다. 책을 계속 뒤져가며 무언가를 건져가야 합니다.
더 큰 아쉬움은 결국 책에서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는 점이죠. 제목과 서문으로 미뤄보아, 인간에겐 히든 포텐셜이 있고 그걸 함양해야 한다인데, 그게 딱 품성 기량 하나로 좁혀지지도 않고 각 챕터는 상보하지 않고 각방향으로 뛰려합니다. 그러다보니 챕터 내의 에피소드들도 억지로 모아둔듯 흩날립니다.
부록같은 세번째 파트는 시스템적으로 기회를 조장하는 법인데 의외로 재미납니다. 외려 히든 포텐셜의 함양이라는 주제에 안맞으니 자유롭게 풀어두어 재미난지도 모르겠습니다.
- 핀란드의 교육이 어떻게 한국, 일본을 따돌리고 독주하게 되었는지, 모두를 위한 맞춤교육이라는 그들의 레시피는 평범하지만 심오합니다.
- 또 칠레광부들이 어떻게 살아나왔는지는 알려졌지만, 그들을 어떻게 구했는지를 팀빌딩과 활동이란 차원에서 적어둔건 매우 쓸모있는 사례정리입니다.
- 마지막으로 NASA를 비롯해 성취를 평가하는 현재의 채용관행에 성장잠재성이란 관점을 추가한 부분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하여 좋았습니다.
전체적으로 재미난 책입니다. 몇가지 아쉬움을 적어둔건 글쓰는 저를 위해 느낀 점을 새겨둠에 가깝지, 책의 폄하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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